일상관리
제가 뭘 좋아하는지,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모르겠어요
당연히 다뤄도 됩니다. 그리고 사실, "내가 뭘 좋아하는지, 지금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다"는 그 막막함은, 상담에서 아주 자주, 아주 깊이 다루는 이야기예요.
질문
요즘은 제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도 잘모르겠습니다.
예전에는 그래도 주말에 하고 싶은 일이나 좋아하는 음악 같은 게 있었는데,
힘든 시기를 지나고 나서는 뭘 해도 그냥 해야하니까 하는 느낌이 큽니다.
누가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바로 대답이 안 나오고, 저도 제가 너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.
이게 단순히 지쳐서 그런건지, 아니면 제 마음 상태랑 관련이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.
상담에서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.
꼭 큰 사건이 있어야 상담 주제가 되는 건 아닌지,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정신건강 상담에서 다뤄볼 수 있을까요?
답변
당연히 다뤄도 됩니다. 그리고 사실, "내가 뭘 좋아하는지, 지금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다"는 그 막막함은, 상담에서 아주 자주, 아주 깊이 다루는 이야기예요.
지금의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는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. 그건 참 외롭고 불안한 느낌이죠. 그런데 그렇게 느끼신다는 것 자체가,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뭔가 달라진 걸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계신 거예요. 그 감각은 오히려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.
다만 한 가지, 짚어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. "예전에는 좋아하던 것도 잘 안 하게 됐다"는 부분입니다. 원래 즐겁던 일에서 흥미나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은 (물론 누구나 지쳤을 때 일시적으로 겪을 수 있지만) 마음이 힘들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신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. 그래서 이게 얼마나 오래됐는지, 얼마나 광범위한지(몇몇 활동만인지, 거의 모든 것에서 그런지)에 따라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. 제가 여기서 "이건 이겁니다" 하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, 이 부분만큼은 혼자 넘기지 마시고 전문가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.
그러니 이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시면 좋겠어요. 하나는 "내가 낯설고,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"는 자기이해의 물음이고, 다른 하나는 "예전에 좋아하던 걸 안 하게 됐다"는 상태의 변화입니다. 사실 이 둘은 이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. 상담에서는 이 둘을 함께 풀어갑니다. 지금 상태를 먼저 살피고 돌본 뒤에, "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이고 뭘 원하는가"를 천천히 다시 찾아가는 거죠.
그리고 "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는" 그 상태는, 나라는 사람이 사라진 게 아니라 지금 잠시 흐려져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. 힘든 시기가 지나가고 마음이 회복되면, 좋아하는 것들이 조금씩 돌아오거나 새롭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요. 그 과정을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걸어줄 사람을 두는 것, 그게 상담입니다.
ℹ️ 이 답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, 특정 개인에 대한 진단이 아닙니다.
🏥 특히 예전에 즐기던 일에 흥미가 줄어든 상태가 2주 이상 이어진다면,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한번 상태를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.
💬 요즘의 내가 어떤지 스스로도 잘 모를 때, 룰랭에게 그날그날의 마음을 가볍게 남겨보셔도 좋아요. 흐릿한 상태가 조금씩 말로 잡히기도 하거든요.
김세웅 전문의 · 채움 정신건강의학과의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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